
식약처·심평원·NECA가 얽힌 의료기기 시장 진입 제도는 세 가지로 나뉩니다.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 허가-신의료기술평가 통합운영, 2026년 1월 시행된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제도를 실무 담당자 관점에서 구분하고, 신청 절차와 준비 자료를 정리합니다.
혁신적인 의료기기를 개발하고도 식약처 허가와 신의료기술평가, 건강보험 등재로 이어지는 절차 때문에 시장 진입이 늦어지는 것은 기업에 큰 부담입니다. 정부는 이 병목을 줄이기 위해 식약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흔히 '네카'로 불립니다)의 심사를 연계하는 여러 제도를 운영해 왔고, 2026년 1월에는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제도가 새로 시행됐습니다.
문제는 이 제도들이 이름이 비슷해 실무에서 자주 혼동된다는 점입니다. 이 글에서는 세 가지 제도를 명확히 구분하고, 담당자가 자사 제품이 어떤 경로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수 있도록 신청 절차와 준비 자료를 정리합니다.
통합심사, 통합운영, 시장 즉시진입은 어떻게 다른가?
식약처·심평원·NECA가 함께 등장하는 제도는 크게 세 가지이며, 대상과 목적이 서로 다릅니다. 자사 제품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평가: 식약처와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이 합동으로 심사하는 제도입니다. 식약처가 혁신성·차별성·발전성·실현가능성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시장진출 가능성을, 심평원이 요양급여 여부를, NECA가 대상 질환의 중요성과 임상적 유용성을 평가합니다.
- 의료기기 허가-신의료기술평가 통합운영(통합심사 전환제): 2020년 11월 시행된 제도로, 식약처 허가가 진행되는 중에도 신의료기술평가로 전환해 병렬 진행할 수 있게 한 절차입니다.
-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제도: 2026년 1월 26일 시행된 가장 최신 제도로, 국제적 수준의 임상평가를 거친 의료기기는 별도의 신의료기술평가 없이 시장에 즉시 진입할 수 있도록 합니다.
세 제도 모두 창구를 식약처로 일원화해 중복 자료 요청을 줄인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적용 대상과 심사 강도가 다릅니다. 특히 세 번째 시장 즉시진입 제도는 신의료기술평가 자체를 유예한다는 점에서 앞의 두 제도와 성격이 구분됩니다.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제도란 무엇인가?
국제적 수준의 강화된 임상평가를 거친 새로운 의료기기라면, 신의료기술평가 없이 최대 3년간 비급여로 의료현장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2026년 1월 26일부터 시행됐습니다.
기존에는 의료기기 허가부터 건강보험 등재까지 최장 490일이 소요됐으나, 이 제도를 활용하면 진입 기간을 최단 80일까지 단축할 수 있습니다. 법적 근거는 「신의료기술평가에 관한 규칙」 제2조제2항제4호 신설 및 제3조제2항·제8항, 그리고 「의료기기 허가·신고·심사 등에 관한 규정」 제3조제16항·제17항입니다.
제도의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평가를 최대 3년간 유예받고, 그 기간 동안 비급여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창구 일원화: 식약처 허가 신청 단계에서 관련 절차가 함께 진행됩니다.
- 리스크 조기 관리: 허가 후 신의료기술평가에서 탈락해 진입이 무산되는 위험을 앞단에서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 제품은 시장 즉시진입 대상인가?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대상 품목 여부입니다. 식약처는 제도 적용 대상으로 총 199개 품목을 공고했으며, 이 목록에 없는 기기는 제도를 활용할 수 없습니다.
공고된 199개 품목의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 디지털의료기기 113개: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독립형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등
- 체외진단시약 83개
- 기타 3개: 로봇수술기, 로봇보조정형장치, 전동식외골격장치
디지털·AI 기반 소프트웨어와 체외진단 분야가 대상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자사 제품이 이 범주에 속하는지, 그리고 공고된 세부 품목명과 일치하는지를 개발 초기 단계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대상 여부에 따라 인허가 전략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신청은 언제,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가?
신청의 출발점은 식약처 허가입니다. 별도로 진행하는 절차가 아니라, 식약처 허가 신청과 동시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는 구조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전체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식약처 허가 신청 시 임상평가자료 제출: 국제적 수준의 강화된 임상평가자료를 함께 제출합니다.
- 심평원의 기존기술 여부 확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해당 기술이 기존기술인지 확인합니다.
- 시장 즉시진입 신청 간주: 기존기술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 시장 즉시진입 신청으로 간주됩니다.
- 보건복지부 고시: 복지부장관이 사용목적, 대상 환자군, 시술방법, 평가유예기간을 고시하면 비급여 사용이 가능해집니다.
여기서 심평원의 기존기술 여부 확인이 실질적인 관문입니다. 이미 고시된 항목과 유사하다고 판단되면 즉시진입 경로를 탈 수 없으므로, 신청 전에 자사 기술의 신규성을 입증할 근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상평가자료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이 제도의 성패는 임상평가자료의 완성도에서 갈립니다. 허가 신청 시점에 자료가 준비돼 있어야 하므로, 사실상 개발 단계부터 역산해 설계해야 합니다.
임상평가자료는 임상시험 자료 하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다음 세 종류를 포괄해야 합니다.
- 임상시험 자료: 계획된 임상시험을 통해 확보한 안전성·유효성 데이터
- 임상경험 자료: 실사용 데이터(RWD) 등 실제 사용 환경에서 축적된 근거
- 과학적 문헌자료: 해당 기술의 임상적 근거를 뒷받침하는 문헌
허가 신청 단계에서 제출하는 자료의 완성도가 승인까지 걸리는 시간을 결정합니다. 자료가 부실하면 보완 과정에서 '패스트트랙'의 이점이 상쇄되므로, 어떤 자료를 어느 수준까지 확보할지를 개발 초기부터 계획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유예 3년 동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시장 즉시진입은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3년의 유예 기간을 확보한 상태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이 기간에 등재를 위한 근거를 쌓지 못하면 이후 시장에서 밀려날 수 있습니다.
유예 기간 중 유의할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직권평가 리스크: 보건복지부장관은 비급여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유예 기간 중에도 직권으로 신의료기술평가를 실시할 수 있습니다.
- 등재 절차 병행: 유예 기간이 끝나면 신의료기술평가와 건강보험 등재 절차가 이어지므로, 유예 기간을 활용해 실사용 데이터를 축적하고 등재 근거를 보강해야 합니다.
- 비급여 운영: 유예 기간 동안은 비급여로 사용되므로, 시장 수용성과 가격 전략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3년은 제품을 팔 수 있는 시간인 동시에, 정식 등재를 위한 근거를 완성해야 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메디바이브 관점의 실무 포인트
시장 즉시진입 제도는 강력한 시간 단축 효과가 있지만, 식약처의 강화된 임상평가와 심평원의 기존기술 여부 확인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만큼 초기 전략 설계가 성패를 좌우합니다.
실무적으로 점검할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 대상 품목 해당 여부를 개발 초기에 확정 — 199개 공고 품목과의 일치 여부
- 기존기술 여부에 대한 대비 — 심평원 확인 단계를 통과할 신규성 근거 확보
- 임상평가자료의 통합 설계 — 임상시험·실사용 데이터·문헌자료를 허가 신청 시점에 맞춰 준비
- 유예 기간 활용 계획 — 3년 안에 정식 등재 근거를 완성하는 로드맵
허가 이후의 시장 진입 전략을 더 넓게 살펴보려면 신개발의료기기 시장 진입 전략 글을 함께 참고할 수 있습니다.
메디바이브는 식약처 규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이 어떤 진입 경로에 적합한지 진단하고 허가·평가·등재로 이어지는 통합 전략 설계를 지원합니다. 자사 제품의 시장 진입 경로 판단이 필요하다면 의료기기 인허가 컨설팅에서 관련 지원 범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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